며칠 동안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몸은 꼼짝할 수 없었다. 결국 약속을 미루고 이불 속에 드러누웠다. 몸은 누워 있었지만, 머리는 쉬지 못했다. 오늘까지 해야 할 일, 답하지 못한 연락, 자꾸 밀리는 일정이 떠올랐다. 아픈 와중에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라는 생각부터 들었다.몸이 아픈 것도 괴로웠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가 더 답답했다. 하루 종일 누워 있는 나를 보며 게으름이라도 피우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못마땅해했다. 아파서 쉬는 것인데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변명할 말을 찾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