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제주는 유례없는 불볕더위에 갇혔다.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은 농작물이 타들어 간다며 물 대느라 비상이다. 농장을 둘러보는데 고개를 떨군 이파리들도 더 이상 버틸 기력이 없어 뵌다. 얼굴 위로 쏟아지는 구슬땀을 훔쳐 가며 남편은 익숙한 몸놀림으로 호스를 연결한다. 상수도나 농업용수 덕에 나무가 목을 축일 수 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시골에 수도가 들어선 게 50년이나 됐을까. 그 이전엔 가뭄이 심할 때면 깔따구 유충 같은 가느다란 벌레가 있는 고인 빗물도 떠다 먹었다는데. 내가 살던 마을에는 ‘족지물’ 등 여러 개의 ‘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