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호흡하기 힘들었던 열사의 계절이 태풍의 꼬리와 함께 저만치 물러나고 있다. 태풍이 간접적으로 지나가자 어느새 아스팔트의 이글거림이 조금씩 잦아들고, 새벽녘 창틈으로 스며드는 공기에는 묘한 청량함과 함께 서늘한 긴장감이 배어난다. 계절의 바뀜은 언제나 극적이어서, 우리는 늘 요란했던 여름의 잔해를 수습하기도 전에 훌쩍 가을의 문턱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이맘때면 어김없이, 우리 안의 감성 세포들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 엷은 가을의 인사를 치르듯 잔잔한 쓸쓸함과 마주하게 된다. 계절의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