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섬 삶이란그냥 고독한 섬일 뿐이라 믿던 시절에도바람은 노상 불고 있었다 허면바람은 내 나이만큼이나오랫동안 불어댔다는 이야기다 섬에새들이 지저귄다,새들의 음성을 날라오는 건 바람이다,바람 없으면 이 세상은 찰나침묵에 쌓이고 말리라 침묵은 암흑만큼 어둡다,침묵은 영원보다 더 멀다, 바람 불면겨우고요로움 벗어나는 상흔 깊이 깊이 침잠해 들어가는마음만 사뭇 시름겹다 삶이란천근 무게처럼바람 얹고 사는 세월의 나이,그 세월 한 가운데작은 섬들 올망졸망 모여섰다 어떤 섬은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바위섬이고어떤 섬에서는소가 유유히 풀 뜯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