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들은 말을 아낀다. 대신 손을 내민다.요즘 제주 곳곳에서는 마늘 수확철을 맞아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돕기 위해 마을 주민은 물론이고 공무원과 지역 단체, 기업, 군인,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마늘밭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하루 연차를 내고, 누군가는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다.이른 아침 도착한 사람들은 말없이 장갑을 끼고 밭으로 들어선다. 누구는 바지 끝단을 흙에 적시고, 누구는 구부린 허리보다 더 낮은 자세로 마늘을 뽑는다.흙 묻은 손 사이로 웃음이 오가고, 땀이 맺힌 얼굴 위로 “좀 쉬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