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3시, 안동시 일직면 명진리 82-1번지.여전히 그을음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마을 한복판에, 새 집들이 줄지어 섰다. ‘선진이동주택’. 이름처럼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집’이었다.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26명이 오늘, 19채의 작은 집에 둥지를 틀었다.“이제야 숨 좀 돌리겠습니다. 집은 다 탔지만, 오늘은 다시 사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몸만 남았는데, 이렇게 살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입을 열던 이호운 명진리 마을 이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무너진 집 앞에서 차마 울 수 없었던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