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연두색으로 새 생명을 알리는 이맘때면, 누구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한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작년에 하다가 그만둔 그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어지기도 한다.필자도 본격적인 봄이 오자 큰일을 하나 저질렀다. 바로 30년간 묵혀 온 먼지 덮인 책장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간 수십 차례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손 댈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정년퇴직도 했고,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으로, 책꽂이의 책부터 버리고 새로운 공간을 좀 확보하자는 생각으로, 큰마음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