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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비상금

친구의 어머니는 아흔이 다 되도록 가까운 친지들의 김장을 해줄 만큼 정정하셨다.

솜씨까지 좋아서 딸의 친구들에게 고추장 담는 법이며 장아찌 담는 법을 전수해주셨다.

덕분에 나도 고추장은 내 손으로 담아 먹을 정도의 실력이 된다.

그러던 어머니도 연로하니 자식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셨다.

그래서 친구는 전보다 자주 친정집을 드나들게 되었다.

마늘도 뽑으러 가고, 고구마 밭, 감자 밭도 보살펴드리고 어머니가 심어만 놓고 거두지 못한 것들이 친구 몫이 되었다.

어느 날은 어머니랑 비빔국수를 해먹고 한가로이 앉아 있는데 맞은편에 보이는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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