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미술가, 그리고 시인 등 예술가들의 작품을 읽거나 듣고 또는 보면서 감상하다 보면 인물의 모습은 모를지라도 어렴풋이 인상이나 성격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바그너는 왠지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였을 것 같고 리스트는 화려한 매너의 표상이었으리라는 짐작이 간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의 인상은 어떨가. 그의 곡들, 파반느, 시실리안, 엘레지, 꿈을 꾼후에 또는 레퀴엠 등의 곡에서 풍기는 그의 인상은 누가 뭐래도 종교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곡 중의 많은 부분이 그레고리언 성가의 한 소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