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 형제들은 선친께서 해주시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겼다. 개중에는 직접 겪으신 일화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번은 한밤중에 장례식장에 갔다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산길에서 빨간 불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셨다고 한다. 그날 밤 몇 시간을 걸어도 나갈 길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알고 보니 무덤 근처를 계속 뱅뱅 돌고 있었다는 것이다.아무리 무서워도 그런 이야기는 늘 흥미로웠다. 이미 ‘전설의 고향’과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납량특집’ 이야기들이 흔했지만, 경험담만큼 실감 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