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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숙 여사와 허 군 할머니가 그리운 까닭

1976년 3월 3일, 그날은 새봄이 무색할 만큼 날씨가 추웠다.

입학식을 하는 운동장으로 찬 바람이 세차게 달려들었다.

자주색 교복 치마가 펄럭이려 하자 잔뜩 움츠러든 학생들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모습을 향해 한복을 곱게 입은 할머니가 잔잔히 미소를 보냈다.

‘아고 내 새끼들, 어쩌면 저리도 예쁠까?’ 하는 표정이었다.

그 순간 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서 당당하게 하늘 향해 허리를 폈다.

아, 그분이 우리 학교를 설립하신 허 군 할머니셨다.

그때는 밀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이라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도 쉽지 않은 터였다.

서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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