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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무

깨끼발을 하고 조심조심 건넌다.

질펀하게 깔린 잎새 위로 후둑후둑 떨어지는 은행을 밟지 않으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오래전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했다.

여름엔 그늘을 드리우고 초록 잎새 사이사이에 달린 앙증맞은 열매가 싱그럽다.

계절이 바뀌어 소슬바람에 노랗게 물든 잎새가 한 잎 두 잎 떨어지면 열여덟 소녀라도 된 것처럼 센티해지곤 한다.

그러나 누렇게 익은 열매가 툭툭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만다.

오가는 사람들에 의해 짓밟힌 은행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뿐 아니라 은행나무 가로수를...
tags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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