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건릉을 찾았다. 4월의 숲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햇살은 연둣빛 위로 내려앉고 이름 모를 풀꽃도 초록과 어울려 피었다.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던 이곳을 친구와 함께 왔다. 봄볕을 받으며 걷는 우리의 발걸음이 조용하고 느리며 사색에 젖기도 한다.주말의 융릉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유모차에 앉은 아기는 방긋방긋 웃고, 아이들은 앞서 달려가며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저만치 노부부가 자박자박 걸으며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원하는 코스로 접어든다. 우리도 한참을 걷자, 융릉이 눈앞에 펼쳐진다.홍살문을 지나 정자각 앞에는 높낮이가 다른 돌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