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을 곤양과 별주부전의 본향인 서포가 그림처럼 안겨 온다. 와룡산 너머 다도해도 윤슬처럼 넘실거린다. 돌탑위에 마음 한자락 얻어놓고 아내와 나란히 앉아 시선을 보낸다. 옥신각신 마주한 세월을 넘어 이젠 나란히 가는 든든한 길처럼 소담한 산기슭에 도량을 쌓은 이곳은 다솔사와 보안 석굴암을 품은 물명산 갓바위다. 신을 대하듯 아내는 합장한 채 마음을 내린다. 일망무제, 희열이고 고요다. 지그시 눈 거두니 선경이고 바람도 도반이 되는 숲길, 그 여정은 경건한 순례고 정화다. 다솔사를 기점으로 봉원암, 불일암, 보안석굴암, 갓바위,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