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맞게 식힌 물을 부어 차를 우린다.물은 불을 만나 제 몸의 열기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온도를 내린다. 찻잎은 그 순화된 물을 만나 제 몸을 푼다. 돌돌 말아 깊숙이 감춰두었던 색, 향, 미를 고스란히 풀어놓는다. 찻잎을 만난 물과, 물을 만난 차는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신이 주신 선물’ 천상의 차로 거듭난다. 차는 물의 신이 되고, 물은 차의 몸이 되어 맑게 우러난 찻물을 찻잔에 가만히 따른다. 조르르 흐르다 또르르 굴러 마지막 똑똑 떨어지는 찻물 소리가 영롱하다. 순백의 찻잔에 얼비치는 비췻빛 찻물을 들여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