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산장 목재 덱 바닥으로 스멀스멀 기어오는 안개를 걷어내며 셀 수 없이 많은 침목을 30여 분 걷다 보면 제출물로 신불산 정상에 닿는다. 허연 궁둥이를 까놓고 퍼질러 앉은 자세로 산마루에 세워 놓은 신불산 정상석과 그 옆에 탑두 없이 쌓아 놓은 탑은 주변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거기다 몽환에 가까운 안개는 이 산의 이름 신불산과 잘 맞아떨어진다.신불산 명칭에 대한 유래를 정확히 밝혀 놓은 건 없으나 빗돌 뒷면 비음엔 신령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도교와 불교를 섞어 만든 글이 보이는데, 스님이나 처사가 도를 닦는다는 건 들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을 탐방했다. 드르니 매표소에서 시작해 순담 매표소까지 협곡의 절벽에 조성된 잔도 3.6km를 걸었다. 한탄강은 크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한과 여울 탄의 ‘큰 여울이 있는 강’이라는 뜻을 지녔다. ‘드르니’는 ‘들르다’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드르니 매표소에 설치해 놓은 안내판 내용을 탐독하고 순담 매표소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한탄강 따라 잘 만들어 놓은 길을 오르락내리락 걷다 보니 드르니 스카이 전망대다. 강 쪽으로 반원으로 설치된 전망대는 상판 부분이 유리로 되어 허공 위를 걷는 듯하다. 전망대
“꽃게가 없어도 너무 없네요.”13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소월미도 경인서부수협위판장 인근 부잔교.60대 선장 김모씨가 젊은 외국인 선원들과 함께 꽃게와 갯가재 등을 배 위로 옮겨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김씨가 트럭에 옮겨 놓은 꽃게망은 단 2개로, 이 망에 어림잡아 50여미가 꿈틀
올봄, 필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했다. 예전에는 그저 아름다워 보였던 제주 특유의 검은 현무암 돌담이, 여러 번 보니 꽤 부실한 듯 보였다. 구멍이 숭숭 뚫린 채 대강 쌓아 놓은 듯한 그 돌담이 과연 거센 바닷바람을 막을 수 있을까? 그저 남아도는 돌들을 이리저리
거창군 거창읍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거열산 자락 갈지마을로 들어서면 52년생 사과나무 숲에 자리 잡은 양조장이 눈에 띈다. 거창읍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차려진 이곳은 술을 만드는 곳이라기보다 잘 차려 놓은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평일 낮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사과나무
의정부시의 중심지인 1호선 전철 의정부역 주변의 고층 건물들의 간판이 허가나 신고 절차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내걸어져 있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특히 이 지역의 불법 간판들에 대해 시는 지난 2020년 한차례 일제 정비점검에 나섰으나 이후 과태료 등 강력한 행정조치는 크게 미흡해
2일전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구 국가교육위원회국가교육위원회는 아직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관련 법률이 제정된 때가 2021년이고 위원회가 정식 출범한 것이 2022년 9월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국가교육위원회는 우리나라에서 딱 두 개만 있는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구이다. 다른 하나가 그 유명한 방송통신위원회이다. 우리나라에는 합의제 행정위원회가 모두 9개 있는데 다른 것들은 대부분 총리실 소속이거나 독립된 위원회이다.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그런 기구들이다. 그 가운데에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청주시와 청주시주거복지센터는 LG에너지솔루션 ‘함솔이 봉사단’과 함께 긴급지원주택 ‘청주형 디딤하우스’ 12개호를 대상으로 환경 개선 작업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청주형 디딤하우스는 시가 운영하는 긴급주택으로 재난‧재해, 경매 등 갑작스러운 사유로 주거지를 상실했거나 상실 위기에 놓은 가구를 위해 지원하는 주택이다.이번 작업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됐으며, 노후화된 시설을 중심으로 △오래된 전등 교체 △파손된 방충망 수리 △노후 주방 후드 교체 등을 실시했다.정주남 주거복지센터장은 “이번
바깥마당 한쪽에 나이 든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집을 나서거나, 돌아올 때, 제일 먼저 보이고 텃밭을 가려면 나무 곁을 지나야 한다. 테라스에 앉아 차 한잔 마실 때도 겹겹이 보이는 산 능선보다 눈길은 단풍나무로 향한다.삼 년 전, 산마을로 이사하면서 함께 이주해 온 나무를 볼 적마다 나는 때때로 깊은 상념에 빠진다. 서로 붙어 있는 몸통 가운데 수직으로 금을 그어 놓은 듯한 선을 보고 나서야 두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몸을 붙이고 기대어 가지를 뻗었고 기댄 나무를 두 가지로 소중하게 감싸안은 채
12시간전
울 밑에 심어 놓은 장미가 붉은 꽃을 활짝 피웠다. 겹겹이 쌓인 장미꽃이 봄바람 한 줄기에 흔들린다. 꽃의 숨결이 훅 다가온다. 그 향기에 코끝이 아찔하다. 겨우내 숨죽여 오월을 기다렸으리라. 오랜 열망 끝에 터트린 꽃이라 그런지 꽃잎이 유독 붉다.장미가 흐드러진 울타리 건너편 밭에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간다. 파랗던 보리가 언제 금빛 옷을 입었는지, 지난 한 시간이 보리밭 위로 내려앉았다. 바람결 따라 흐르는 금빛 물결이 붉은 장미와 어우러져 황홀하다.가파도 길을 걷는다. 밭마다 보리가 넘실거린다. 누렇게 익은 모습만 봐도 배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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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대학교가 해외 항공·호텔 분야 글로벌 인재 양성 나섰다.성결대는 실무역량과 글로벌 문화 소통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최근 '일본공항 해외 인턴십 취업설명회'와 '컬처마이닝 국제 학생교류 프로그램 설명회'를 열었다.설명회는 해외현장실습 연계 장기 인턴십과 언어·문화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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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재명 대통령,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제21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는 그 간절한 염원에 응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한 취임 선서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이 발표한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선택해 주신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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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여름철 집중호우 대비 개발행위 허가지 사전 안전점검 실시
영주시는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자연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고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관내 개발행위 허가지 39개소를 대상으로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태양광 발전시설, 농지개량 등 대규모 개발행위 허가지 중 사면 붕괴와 토사 유출 우려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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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급성 발열성 질환 성홍열 주의... 지난해 대비 2.5배 증가
제주도가 급성 발열성 질환인 성홍열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까지 성홍열 신고 건수는 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한 수치다. 성홍열은 A군 사슬알균에 의한 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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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봤습니다] 양형 경북문화관광진흥원 대표 “경주는 사랑·추억·역사여행의 집합소”
“경주는 주중에 관광객 유치와 겨울 및 여름철 프로그램, 그리고 외국인 대응 프로그램 등을 극복해야만 지속 가능한 경주 관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지난 2018년에 경북문화관광진흥원을 설립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양형 대표는 문화콘텐츠 기획 전문가다.그는 신라문화원에서 2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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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 IPO 이후 주가 급등...ETF 출시 움직임도 본격화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이 상장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ETF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9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와이즈와 프로셰어즈는 서클 주식과 연계된 ETF 출시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클 주가는 9일 9% 상승하며 상장시 31달러에서 4배 가까이 폭등했다.프로셰어즈는 서클 주식 일일 수익률 두 배를 제공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CRCL ETF'를 준비 중이다. 레버리지 ETF는 단기 거래에 적합하지만, 복리 효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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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PF 성과보수 부당지급 삼성증권 등 6개사 대표 등 제재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담당 임직원에게 성과보수를 관련 법규에 따라 적절하게 지급하지 않은 6개 증권사 대표 등에게 무더기로 주의·주의적 경고 등 제재조처를 내렸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의 전현직 대표 등 임원에게 성과보수 지급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며, 주의 또는 주의적 경고 상당의 제재조처를 했다고 밝혔다.이들 6개 증권사는 2018∼2022년도분 성과보수 지급과 관련한 이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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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디파이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9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만든 디파이 도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밀했다.보도에 따르면 SEC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진행한 다섯 번째 암호화폐 서밋에선 디파이 규제 완화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SEC는 디파이 생태계가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른 특성을 지녔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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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장외파생상품 거래 총 2경6천461조원…역대 최대규모
지난해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헤지 수요가 늘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작년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1천758조원 증가한 2경6천461조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로 집계됐다.파생금융상품이란 그 가치가 통화나 채권, 주식 등 기초금융자산의 가치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상품으로, 금융사나 기관투자자가 주식, 채권, 통화 등 금융상품의 가격변동위험, 신용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