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여기 좀 보세요.”함께 오름 산행을 하던 한 선생님이 자신의 가족 단톡방을 보여준다. 예쁘고 앙증맞은 꽃 사진 밑에 “우리 각시가 더 고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아들과 딸이 보낸 댓글도 보인다. “우리 아빠 최고!”, “당연해요!” 등이다. 그런데 그 분의 각시는 말이 없다.한 선생님은 오름 산행을 하면서 여기저기 금방 꽃망울을 터트린 난방초의 꽃들을 열심히 찍고 있었다. 바람꽃, 노루귀, 현호색, 제비꽃, 깽깽이풀, 얼레지, 할미꽃들이다. 그리고 그는 바위 사이에 고개를 내민 제비꽃을 단톡방에 올리고, 그 밑에 ‘각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