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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것

18시간전
나무나 돌을 다듬는 일의 현장에는 지저깨비가 널려 있다.

버려진 것들로 너저분하다.

깎고 쪼고 다듬어 내면서 남은 쪼가리들이다.

깨어지고 부서지면서 원형을 잃는다고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남는 것도 쓸모가 있다.

지는 잎도 찬바람에 곱게 단풍이 든다.

잎들은 질 때를 알아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떠나는 길에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곱게 치장한다.

가을 단풍은 그래서 현란하다.

때를 알아 가을날 나무는 잎을 내려놓는다.

수수만만의 잎들. 모체와 완전히 분리되는 데도 낙엽이기를 거역하지 않는다.

찬바람에 실려 허공을 나풀거리...
tags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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