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이야기-박정은/시인 경남문협 회원꽃이 시를 씁니다가을도 시를 씁니다바람도 빗소리도 사랑도 시를 씁니다난 그저당신들이 써 놓은 시옮겨 적기만 했습니다시인은 내가 아니라당신들입니다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시를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이 써놓은 시를 아직 옮겨 적지 않았을 뿐이다.쌓인 낙엽이, 창을 두드리는 빗물이, 들판을 떠도는 바람이 이미 시를 완성해 두었다. 시인은 그저 그 언어를 듣고 받아 적을 뿐이다.하늘엔 양떼구름 가득하다. 그 파란 하늘 위에 시가 흘러간다. ‘양들아, 이제 목장으로 돌아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