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방향은 법의 이름이 바뀌는 순간이 아니라, 그 법이 실제로 무엇을 보게 만드는지에서 드러난다. 9월 10일부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편되어 시행되었다.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두 문제에 갇혀 있던 인구정책의 범위를 지역별 인구 불균형, 가구 형태의 다양화, 인구의 국가간 이동 등 인구구조 변화 전체로 넓히는 전환이다.이번 개정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인구전략위원회의 권한이 당연직 위원이 9개에서 14개 부처로 늘고, 사회전략·경제전략·조정평가·이주민 4개 전문위원회가
기침은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감기에 걸렸거나 목이 자극받았을 때 나타났다가 며칠 안에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만성기침’으로 분류하며 단순한 잔기침이 아니라 원인을 정확히 찾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본다.만성기침은 생각보다 흔하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에서 나타난다. 삶의 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밤마다 기침이 반복돼 잠을 설치거나 대화와 업무에 지장을 받기도 하고, 심한 경우 요실금이나 실신까지
한여름 뙤약볕 아래 오래 서 있으면 흔히 “피부가 좀 타겠구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그보다 훨씬 깊고 위험하다. 자외선의 일부는 피부 표면을 지나 진피층까지 침투해 활성산소라는 유해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활성산소는 피부 세포 안에서 조용히 파괴 작용을 일으켜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손상시킨다. 그 결과 굳이 표정을 찡그리지 않아도 피부 탄력이 줄고 잔주름이 늘어난다. 즉 자외선을 오래 쬐는 것 자체만으로도 피부 노화가 앞당겨지는 셈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피부암이다. 자외선은 세포의 DN
지난 9월 3일, ‘독서교육도시 충북 선포식’의 행사의 하나로 열린 ‘책봄, 학생 백일장’을 계획하고 운영했다.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했다. 누군가는 짧은 운문에 마음을 담았고, 누군가는 긴 산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행사가 끝난 뒤 학생들의 작품을 심사하며 한 편 한 편 천천히 읽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놀라웠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글제를 받아 들었는데 바라보는 방향은 모두 달랐다. 어른이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장면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평범한 사물 하나에 마음을 얹어 자신
무더위도 가시고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진행된 피반령 도깨비와 함께하는 인산인해 회인야행. 이 작은 소도시 회인에서, 그것도 야간에 개최되는 야행에 매년 수많은 인파가 도깨비 장난처럼 몰려온다. 자녀를 동반한 젊은 연령층이 입소문과 회인에서의 좋은 경험이 지속가능한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보은 회인 국가유산 야행은 인산객사와 동헌내아, 회인사직단, 회인향교, 풍림정사 등 회인이 품은 역사문화 공간을 밤의 시간 속에서 새롭게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대비 몇 가지 변화된 점은 주요
나의 가을동요 출발점은 1927년 9월에 씌여진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로 시작하는 동시 ‘기러기’이다. 2년 뒤인 1929년 1월 이 동시에 박태준이 곡을 붙여 『조선동요선집』에 실린다. ‘가을 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으로 시작하는 이정구의 동시 ‘가을밤’은 1929년 11월 조선일보에 처음 발표된다. 같은 해 이정구의 ‘가을밤’에 홍난파가 곡을 붙였는데 콜롬비아 관현악단의 반주로 서금영이 부르는 유성기 음반 아카이브가 지금도 전한다. 홍난파의 곡은 박태준의 곡과는 전혀 다른 곡조다. 6.25전쟁 이후 윤복진과 이정구
바론 디 로스칠드’라고 하는 부자가 있었습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바론은 한 화가의 작품 모델로 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델의 모습은 바로 거지의 모습이었습니다. 남루한 복장을 한 바론은 그 화가 앞에 정말 초라한 옷을 입고, 얼굴은 초췌한 모습이며, 손에는 다 낡은 컵을 하나 든 모습을 하고는 앉아 있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영락없는 거지였습니다.그때 그 화가의 친구가 우연한 길에 그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바론의 영락없는 거지 분장에 그 화가의 친구는 전혀 그 유명한 부자 바론을 알아보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바론이
역사 수업이나 TV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연변’을 갔다. 정확히 말하면 ‘연변조선족자치주’다. 중국 국제교류작품전 일정으로 방문했는데, 주 도시인 ‘연길’시는 생각보다 도시 규모가 크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 귀에는 중국분들의 언어 톤이 좀 시끄럽다, 싸우는 것 같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기도 하다, 여느 공항처럼 연길공항 역시 분주하고 다소 혼란스럽다.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공항 입 출입 시에는 살짝 긴장되기도 한다. 각자 작품을 개인이 갖고 가는 이유로, 나는 케리어가 일행 중 제일 크다. 세로 60센티의 작품에 포장하
지난 7월 30일 괴산군의회가 초고압 송전선로 반대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데 이어 연풍면 주민 수백명은 반대집회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진천군 문백면 주민도 “생존권과 재산권을 위협한다”며 반대에 나섰다.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345kV 신영주-신중부 송전선로는 경북 영주에서 청주 오창까지 150여㎞를 잇는 사업이다. 충북에서는 청주, 충주, 괴산, 음성, 진천, 증평 등 6개 시군이 송전선로 지역으로 포함돼 있어 여러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정부는 2034년 10월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선생님 어린 시절부터 콩을 유난히 좋아했던 저는, 콩 심는 일이 설레었습니다. 기억의 콩밭을 생각하면 콩은 키우기 쉬운 작물이었으니까 다른 농사보다 힘들지 않을 거라 단정 지었습니다. 기억 속에 콩은 논둑이나 밭둑이나 아무 자투리땅에 심어도 잘 자랐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논이나 밭을 둘러보러 가신 아버지가 콩대를 분질러 오시면 자매들은 둘러앉아 콩을 깠습니다. 검푸른 햇콩이 섞여 나온 햅쌀밥은 구수하기가 말도 못 했습니다. 저는 명절 밑에 재래시장에서 꼬투리를 매단 콩 묶음이 보면 꼭 사게 됩니다. 돌아와서 신문지를 깔고 앉아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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