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알짬이다. 무형의 집으로서의 가정과 가족의 모습도 그렇다. 아무리 허름한 집에 산다고 해도, 시시때때로 웃음꽃이 피어나는 집이라면 모진 세상풍파도 함께 견뎌낼 수 있으리라.숙희의 집은 지지고 볶고 난리도 아니었다. 콩가루 집안이었다.제대로 된 전통도 없었고, 서로에게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일그러진 초상의 집이었다. 푸닥거리를 반대할 명분조차도 없었다.부재의 시간이 약이 되지도 못했다. 그리움이 깊어졌다면 다행일 텐데, 마음속 쓴 뿌리만 무성해져서 어설픈 재회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