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은 감사하오나 저같이 천한 자가 장군의 진영에 들어가서 싸운들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 “전장에서의 싸움은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서 거기에 맞게 변화무쌍하게 전개해야 하는데, 제가 그리한다면 장군 휘하의 부장들 눈 밖에 나서 내쳐지거나 죽는 게 고작이 아닐까 생각되옵니다.” “네가 병서를 읽었더냐?” “‘육도삼략’과 ‘오자병서’를 조금 읽었을 뿐입니다.” “‘육도삼략’에 ‘오자병서’까지?” “아직 깊은 뜻은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몇 번 반복해서 읽은 수준입니다. 저는 대왕이신 세종께서 ‘노비는 비록
왜검술과 조선세법은 똑같이 양손을 이용한 합격의 자세를 사용하였으나 의병들이 승리를 하는 것은 바로 힘의 차이였다. 체격이 왜병보다 더 큰 조선의 의병들이 비슷한 병기와 비슷한 사용법을 가지고 싸우는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거기다가 조선의 의병들은 지형지세를 잘 알고 있었고, 의병장들이 그런 점을 이용하여 주로 유격전을 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오늘 네 검술을 다시 한 번 보고 싶구나. 보여줄 수 있겠느냐?”“보잘 것 없는 재주이오나 장군께서 봐주신다면 기꺼이 명을 따르겠습니다.”천동을 홍의장
의병을 사칭한 도적패들이 있다고 하더니, 가지산 자락에서 정말로 그들과 마주친 것이었다. 그 사람들이 밉다는 생각보다 웬일인지 불쌍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마음을 다잡고 운문산을 벗어난 후 소산을 거쳐서 첫 목적지인 현풍에 도착하여 석문산성을 둘러보았다. 산성을 둘러보기 전에 그는 도랑에서 분장을 했던 얼굴을 말끔히 씻고 비록 누더기 옷이지만 옷매무새도 가다듬었다. 석문산성은 홍의장군의 성품답게 꼼꼼하고 견고하게 성곽이 수축되어 있었다. 천동은 다짜고짜 성문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 “홍의장군을 뵙고 싶습니다
“….”“조선은 참 좋은 곳입니다. 사람들도 좋아 보이고, 산세는 아름답고, 너른 들과 맑은 강물이 있는 지상낙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조선말도 할 줄 아십니까?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조선말로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을 빌리면 나는 기리시탄 신자입니다. 저 하늘에 계신 주인을 믿는 것이니 한자어로 굳이 표현한다면 천주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천동은 오늘부터 나에게 기리시탄의 교리에 대해서 배울 것입니다. 고니시 장군이 이끄는 부대의
서둘러 빨래를 하고는 잰걸음으로 그녀는 동굴로 돌아왔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위장을 하고는 동굴 앞에 빨래를 널었다. 훈제된 늑대고기로만 연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동굴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칡뿌리, 더덕, 산도라지, 산마늘, 맥문동, 각종 버섯, 산마, 야생부추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동굴이 있는 무룡산에 서식하고 있었다. 게다가 올가미를 잘 이용하면 사시사철 꿩이나 노루, 토끼 등의 야생동물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이틀 동안 정신없이 야생식물을 채취했더니 그사이에 빨래가 말라있었다. 이불 한 채를 뜯어서
지금 백성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도성인 한양에서는 백성들이 굶주림에 지쳐서 죽은 시체의 살을 남김없이 발라먹는 바람에 시체들이 뼈만 앙상한 백골로 남아있고, 이웃은 물론이거니와 부모형제들까지도 서로 잡아먹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흔한 일이라서 포졸들도 그저 방관만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양주 등에서는 굶주린 사람들이 도적 떼로 몰려다니면서 사람을 사냥해서 먹는데도 고을수령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가렴주구를 일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의 요청으로 왜군을 몰아내기 위해 이 땅에 들어온 명군이 저지르는 약
“지금 우리는 감상적인 것을 논하고자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닙니다. 일본국 권력자들을 좀 더 확실하게 포섭해서 조선과의 전쟁에 반드시 나서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을 할 적임자로 일본국의 상인출신 무장 고니시 유키나가가 있습니다. 또한 가톨릭신앙을 적대시하는 권력자라도 조선을 일본의 속국으로 만드는 일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조선의 앞선 도자기기술과 인쇄술을 들먹이면 마음이 동할 것입니다.”“일본의 권력자들 중에는 조선의 발달한 문물을 숭상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조선과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물론 전
“저 같은 천한 것이 어찌 장군님과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시겠습니까?”“그런 생각하지 말거라. 지금은 전시니라.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수많은 백성들이 왜군들에게 도륙을 당했는데, 그깟 예절 따위가 대수더냐?”“…….”“그곳은 어떠하냐? 왜병들이 주요 마을을 점령해서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는 처지일 텐데, 백성들은 무얼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장군님 말씀 그대로입니다. 울산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양남 나아리 해안 쪽에서 경주방면으로 침입하려던 적병 천여 명을 이눌 장군과 몇몇 의병장들이 합심해
“형님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고니시군의 흰색으로 된 열십자 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나도 자세히는 모른다. 다만 기리시탄이라는 종교의 상징이라고 알고 있다.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세르페데스 신부에게 물으면 된다.”세평의 대답을 들은 후에 천동은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질문의 한계가 거기까지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한 식경 정도의 휴식을 취한 후에 천동과 세평은 연병장에 마주섰다. 천동의 검술은 충분한 설명이 없는 책으로만 익힌 것이기에 세평은 기초부터 차근
조금 늦게 잠이 깬 그를 향해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잘 주무셨습니까?”“네. 그쪽도?”여인은 대답 대신 그에게 옷을 내밀었다. 천동이 옷을 다 입자 세평이 기다린다는 말을 전했다. 그가 숙소를 나서자마자 세평이 보낸 왜병이 다가와 안내했다. 조선말을 모르는지 표정과 손짓으로 대충 의사표시를 하고는 앞장을 섰다. 세평의 군막은 그가 묵었던 곳과 지근거리라서 얼마 걷지 않았는데 금방 도착했다.“지난밤에는 잘 지냈나? 이제 너도 어엿한 장부가 된 게야. 그렇지 않은가?”천동은 질문의 내용을 알아듣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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