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지친 것 같은 모습으로 동굴로 들어서던 천동은 깨어서 맞이하는 국화를 보고 의아해했다. 내심 지금쯤은 그녀가 어디론가 떠났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지금의 그에게 그녀는 그저 혹과 같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대놓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천동은 말없이 빤히 국화를 쳐다보았다. 그의 그런 행동에 민망하여 얼굴이 다소 상기되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늦었네? 잠도 안 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안 떠나고 남아 있었네요?”말을 해 놓고 천동은 아차 싶었다. 이 말을 하려고
클래식 음악 중에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어느 연령대든지 듣기에 편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작곡가의 곡이 있을까, 있다. 모차르트의 곡이 바로 그렇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클래식을 꽤 많이 들어 온 클래식 매니아 들에게도 듣기에 좀 부담스럽고 그래서 선뜻 타인에게 제대로 권하지 못하는 곡들이 있다. 물론 이는 잘못된 관행이고 그 곡을 작곡한 작곡가에게는 무척 실례되는 일일 수 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작곡가의 반열에 속하는가, 필자의 경우 다섯 손가락으로 꼽는 어렵고 난해한작곡가의 반열 중 수위로 꼽을 수 있는 작곡가는 아무래
3주 간의 긴 휴식기를 마치고 홈경기를 갖는 제주SK의 김학범 감독의 표정은 비장함이 가득해 보였다.김 감독은 19일 FC안양과의 K리그1 22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를 비롯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 터질 때는 터져줘야 하는데 터지지 않는 부분이 좀 아쉽다"고 말했다.휴식기 동안 강원도 강릉에서 미니 전지훈련을 가진 제주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은 좋았다. 준비는 잘했다"면서도 "선수들이 경기를 잘해야 하는 거다"라며 웃음을 지었다.그러면서 "좀 터질 때는 터져줘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터지지 않는 부분이
강원FC와의 경기에서 홈 팬들의 환호를 유도했던 제주SK 김륜성이 15일 "팬들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김륜성은 이날 강원과의 홈 경기 후 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경기 전에 저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었는데, 퇴장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저희가 어쩔 수 없이 수비적으로 경기하게 됐다"며 "그런 상황 속에서 이렇게 승점 1점이라도 따내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켜낸 게 되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경기 중 김륜성이 홈 팬들을 향해 환호를 유도하는 장면은
그는 인근 계곡에서 칼을 씻었다. 이럴 때는 밤인 게 참 다행이다 싶었다. 칼끝에 선명하게 묻어있는 붉은 피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가슴에서 흘러나왔을 피를 계곡물에 씻자 어둠 속에서도 검은 빛이 났다. 검이 처연하게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그것이 보기 싫어서 재빨리 검을 검집에 넣었다. 그런 후에 왜병의 재갈을 풀어주고 본격적으로 심문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왜병이 천동의 기세에 눌려서 입을 열었다. 포로의 입에서 나온 말은 천동의 귀에 익숙한 조선말이었다.“살려주세요.”“조선 사람이었어
여름이면 자연은 더 진하고, 햇살은 더 짙어진다. 그런 계절의 길목에서 유난히 빛나는 꽃이 있다. 바로 ‘수국’이다. 최근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은 수국은 마치 물빛 구슬을 엮어 만든 꽃다발 같다.수국은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을 완성한다.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한 아름 안고 싶은 꽃이다. 수국의 학명은 그리스어로 ‘물’이라는 뜻이며 ‘아주 작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은 꽃들이 많이 모인 물을 아주 좋아하는 꽃이라는 뜻이다.수국은 원래 일본이 원산인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6월부터 8월 초까지
극한 호우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우리 이웃을 돕기 위해 모든 시민이 온 힘을 다하던 그때, 맹정호 전 시장은 17일 오후 부부동반으로 지인들과 몽골로 여행을 떠났다.기록적인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 채의 가옥이 침수되며, 논밭 3천4백여㏊가 물에 잠기는 재난의 한복판에서 말이다.그런 그가 귀국 후 전직 시장으로서 외유성 해외 여행에 대한 자기 성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시민과 언론을 향해 작성한 페이스북 글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차라리 침묵이 나았을 듯했다.“벌에 쏘인 것처럼 따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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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의장 "기초시 3개냐, 2개냐...여론조사로 결판내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행정구역 쟁점과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다.이 의장은 14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441회 임시회 폐회사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행정구역과 관련, 의회의 역할에 대해 도민사회에서 높은 관심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이제는 이러한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도민들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늘 강인한 공동체 정신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앞으로의 과정에서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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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가 오는 20일 충청북도 청주시 중심지에 위치한 ‘메가박스 청주터미널점’이 정식 개관한다고 13일 밝혔다.‘메가박스 청주터미널점’은 주거·유통·교통 등 시설들이 집약된 대표적인 복합문화단지 ‘청주 센트럴시티’ 6층, 7층에 위치한다. 돌비의 신규 특별관인 돌비 비전+애트모스관, 리클라이너 상영관 등 총 7개 상영관, 총 644석 규모로 관객을 맞는다. 전관 특별관, 전 좌석 리클라이너로 편안함과 특별함을 더했다.특히 돌비 비전+애트모스관은 충북 지역 최초의 돌비 특별관으로, 충북 지역 관객에게 차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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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돈협회 함안지부가 나눔을 실천하고자 800만 원 상당의 돼지고기 540㎏을 함안면사무소에 기탁했다. 김기룡 지부장은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돼지고기를 전달했다"며 "돼지고기 소비 촉진과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이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