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에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대부분 시간을 베란다 정원에서 차를 즐기며 보내고 있다. 밖의 추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제라늄이 활짝 피어나 계절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창문을 경계로 바깥쪽은 엄동설한 겨울인데 안쪽은 꽃이 만발한 봄의 어느 날 같다. 전혀 다른 풍경을 바라보면 언제나 신기하다. 한겨울에도 하루 종일 해를 집안에 들일 수 있는 막힌 데 없는 정남향 집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찻물을 끓여 다관에 물을 붓는다. 갈색으로 우러난 찻물을 바라보며 “오! 구수하겠는걸” 한 모금 마시며 “으음 역시
남한산성에 내린 눈 위에 겨울 햇살이 부서졌다. 따스한 겨울 속에서 전보삼 만해기념관장과 서너 시간 대화했다. 생사에 대한 그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생과 사는 같이 있을 때 그 생이 아름다워지는 거야.” 그는 사가 사라져 버리고 생만 남게 되면 생은 점점 욕심을 키우고, 시비 갈등이 많아지면서 사회 공동체를 무너뜨린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마을 한복판에 묘지를 만들어 삶의 공간 안에 죽음을 가까이 둔다. 우리 과거도 집안에 조상들을 모신 사당을 만들거나 논밭에 조상님 묘소를 두어 늘 가까이 모시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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