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산길을 묵묵히 올라 마침내 도착한 정상에서, 기대했던 벅찬 기쁨이 아닌 허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여기가 아닌가 보다”라며 되돌아서는 장면은 개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웃음 코드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웃을 수 없다. 오랜 시간 쏟아부은 노력에 대한 실망감과 자신을 향한 분노와 자책, 그리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뒤엉켜 내면 깊은 곳을 뒤흔든다.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나를 지켜보던 한 친구가 새롭게 길을 걸어야 할 나를 응원하며 책 한 권을 건넸다. 서은국 교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