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한 날은 포레스텔라 조민규가 부른 ‘사랑의 찬가’를 들으면 위로가 된다. 프랑스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가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비통한 마음으로 불렀던 곡이다. 풋풋했던 시절에 들었던 때와 다른, 피아프의 슬픈 사랑을 조민규의 해석으로 듣는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애절한 음색에 몰입돼, 하릴없이 먼 바다로 시선을 주곤 한다. 색채도 형체도 없는 마음의 무늬를 지긋이 응시할 뿐이다.가을은 감성이 풍부해지는 사색의 계절이다. 창가를 서성이던 마음을 앞세워 집을 나섰다. 오름 분화구 언저리 억새밭에서 한라산을 등지고, 멀리 북쪽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