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시간, 언제나처럼 운동장에 왁자지껄 모여선 아이들. “뛰어~!” 구령과 함께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일사불란하게 체조 대형으로 열을 맞춘다. `윙~~~' 갑자기 아이들이 모여서 있는 중앙에 일명 `똥파리'라 불리는 초록빛 찬란한 왕파리가 윙윙댄다. 왕파리가 여학생인 혜영이 주변을 빙빙 맴돈다. 나는 다가가 “이 똥파리 놈은 왜 혜영이 머리 위에 왔다 갔다 해?” 내 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심지어 주저앉아 배를 움켜쥐고 웃는 녀석도 있다. 혜영이는 홍당무 얼굴로 눈을 내리깔고, 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