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의 은혜를 망각하며 살고 있다.”몇 년 전 어느 학회에서 논문 심사를 의뢰해서 원고를 봤더니 입론의 전제가 완전히 잘못되어 게재 불가라는 의견을 보낸 적이 있다. 강화군 교동도를 고구려와 백제의 전장터로 보는 근거로 교동이 너른 섬이라 고구려의 중장기병을 활용하기 쉬웠다고 썼기 때문이다.하지만 교동이 현재와 같은 큰 섬으로 변모한 것은 주로 고려 후기 이래의 지속적인 대규모 간척사업의 결과였다. 삼국시대의 교동은 화개산, 율두산, 수정산 등 각각의 산봉우리가 서로 떨어져 있고, 주변에 갯벌이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었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