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점이 처음인 건 확실한데, 도착점에 이른다고 끝이 아니다. 다시 차를 돌려세우면 처음이다. 역류의 처음이다. 출생은 개인사의 처음이다. 여든의 연륜을 쌓으면서 무수하게 처음을 경험했고, 그 축적에서 나이에 숱한 점을 찍어 왔다. 불확실하지만 언제까지는 나이를 먹을 것이다. 얼마 후, 다시 겪게 될 처음들….생애 속에서 시간의 화살에 점을 남긴 모든 처음은 시간을 축낸 만큼 소중하다. 나이 들면 어른인가. 시간에 관해, 전에 학습한 바 없는 첫 터득에 번쩍 깨어난다. 이런 싱싱한 날것의 신선함이라니, 처음이다. 외부의 영향이 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