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의 신동엽문학관을 다녀왔다. 세미나 준비로 달포 넘게 그의 시와 산문 전집을 읽고 난 후였다. 복원된 생가, 육필 원고와 그가 입던 잠바 등 세심한 전시관을 둘러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가난과 외세, 분단과 부패한 권력 따위의 껍데기를 걷어치우고, 향기로운 흙 가슴 알맹이만 남는 세상을 꿈꾼 신동엽 시인은 39살로 죽었어도 현재를 일깨우며 살아 있었다.1930년생인 그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혼란했던 해방 정국, 6·25전쟁, 4·19혁명과 5·16의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끝끝내 희망을 놓지 않았다. “3·1의 하늘로 솟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