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알게 되어 20년을 넘게 알고 지낸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 지난 여름 서울 출장길에 오랜만에 만나,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친구의 조부님은 여순사건의 피해자였고, 아버지는 유복자로 태어나셨다는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친구가 여대를 졸업하고, 여학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공군 학사장교로 지원할 때에도, 그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두려워 말리지도 않으시고 마음을 졸이셨다고 했다. 다행히 친구는 임관해서 대위로 전역했는데, 그때까지도 아버지께서는 이를 알리지 않으셨다. 혹여나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