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별나게 아름답다. 오름이 빚어내는 부드러운 스카이라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돌, 조각보 같은 들녘과 숲이 어우러져 곳곳이 명승이다. 삶의 피로를 덜어내고 청아한 기운을 채우기에 맞춤이지만, 때로 더께처럼 숨어있는 아픔과 상흔이 애달프게 묻어나기도 한다. 대자연이 주는 힐링의 즐거움을 잠시 미루고 이 땅이 겪은 고초를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지난했던 삼별초의 항몽전을 떠올린다. 고려 말 원나라의 침략에 끝까지 대항했던 삼별초 군의 기개가 서려 있는 곳, 그 저항의 역사가 깃든 항몽유적지로 향한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