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오디가 지천으로 깔린 성북동 언덕, 좁은 계단을 찬찬히 밟고 올랐다. 노송 굵은 가지 아래 철문을 밀고 들어서자 그가 미소 짓는다.“소는 찾았는가.”만해의 뜰, 심우장尋牛莊이다.볕 한 줌 들지 않는다는 북향집이다. 김동삼과 만공 등 이곳에 들어섰을 수많은 열사와 애국 청년들의 숨결이 뜨겁게 느껴진다.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둘러보니, 마당 한 켠 담 모퉁이에 만해가 심었다는 향나무가 서 있다. 반가워, 선뜻 다가섰다. 비록 합성수지로 외과수술을 받았지만, 나무는 꼿꼿한 몸통에 울창한 잎을 펼치고 있다. 만해가 어린 묘목을 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