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구도자적 삶이었다. 정제된 글 한 줌을 건지기 위해 한강 작가는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결핍이나 상처 없는 완전한 인간이 있을까, 그렇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그는 그렇게 했다. 올블랙을 고수하는 한 작가의 패션은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는 그의 작품 ‘소년의 온다’ 속 명문을 현현하는 것만 같다. 발랄한 ‘신세대’라고 불릴 1970년생, 명문대학인 연세대 국문과 수석입학, 아버지 한승원은 1988년 당시 최고 권위의 이상문학상까지 수상한 유명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