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리워/ 등불 켜는 무렵에/ 벚꽃이 지네.이맘때면 소환되는 ‘최애’ 하이쿠 암송하며, 벚꽃을 보냈다.나이 들수록, ‘벚꽃 엔딩’ 때면, 가슴 철렁 내려앉는다고작, 겨울의 종언 고하는 촉촉한 봄비 한 자락에, 세상천지 가득했던 벚꽃의 분분한 군무가, 일순간 막 내리다니. 화무십일홍이라지만, 허무하고 무상하다. 벚꽃의 낙하처럼, 극단적으로 실존 포기하는 생명체 본 적 없다. 적어도 내 기억의 창고 안에는.‘사쿠라’가 유년의 기억에 낙인처럼 선명하여, 벚꽃은 일본에 대한 선입관과 함께 피고 진다.
tags :#감귤꽃
찬바람이 마른 낙엽을 끌고 와 구석진 자리에 남기고 사라진다. 처마 밑에 덩그마니 남아있는 제비 둥지가 바람 소리에 쓸쓸하다. 한여름 재잘거리던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긴 겨울 빈 둥지로 남았다.텅 빈 둥지는 날마다 외로웠다. 지나가는 참새떼의 재잘거림이 들리면 떠나간 새끼들이 그리워 메마른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끔 바람 따라 날리던 낙엽이 둥지 위로 날아들어 안부를 놓고 갔다.빈 둥지 위로 겨울 햇살이 스민다. 작은 불씨를 놓지 않으려고 햇살을 그러모은다. 겨울의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며 봄의 울림이 들려온다. 차갑게 식은 마음에 따
갇혀있었다면 보지 못했을 봄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봄이 왔다. 지난 봄에 비하면 평화로운 봄이다. 산수유가 목련이 눈 깜짝할 사이에 피어나고 정촌 뿌리산단로에서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갇혀있던 봄을 꺼내어 본다. 봄은 언제나 새롭고 분주하지만 쓰다만 글을 다시 꺼내 보는 계절이어서 더욱 좋다. 때 아닌 눈을 보기도 하고 찬 겨울의 나머지 바람을 맛보기도 하고 좌우지간 봄은 색다르다. 가만히 가만히 봄 들판에 앉아 쑥을 캤다. 햇살을 등지고 한참 동안 쑥을 캤다.겨울을 견뎌낸 것은 쑥과 냉이만이 아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들
봄을 마중하러 간다. 내가 사는 음성은 워낙 봄이 더디 오다 보니, 이럴 땐 봄을 일찍 만나러 삼삼오오 길을 떠난다.올해는 광양 매화 꽃밭이다. 몇 해 전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벚꽃을 보러 김천 연화지에 다녀온 후 터득한 방법이다. 봄이 먼저 도착하는 길목으로 버선발로 맞으러 가는 것이다. 종일 꽃에 취해 거닐다 돌아오니 이곳은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이었다.마지막 꽃샘추위로 인해 더욱 그렇게 느껴졌으리라. 얼마 후 드디어 음성에도 봄이 당도하여 여기저기에서 꽃망울들이 터지기 시작했고, 그해의 봄은 두 배, 세 배로 길게 느껴졌다.오늘
tags :#아니
인기기사
Generic placeholder image
영국, 우크라이나에 8500억원 군사비 추가 지원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총리실은 23일 최근 우크라이나에 한화 약 8500억원의 추가 군사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이로써 2024~2025 회계연도 동안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군사 지원은 총 한화 약 5조1000억원에 이르며, 2022년 2월 전쟁 시작 이래 총액은 한화 약 12조9000억원가 된다.이번 지원 패키지는 우크라이나에 시급히 필요한 탄약, 방공 시스템, 드론, 엔지니어링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드론은 영국 내
Generic placeholder image
영주시 평생학습센터, 제2회 원데이클래스 수제청 만들기 진행
영주시 평생학습센터는 26일 ‘제2회 원데이클래스 수제청 만들기’를 진행했다. 이번 원데이클래스는 산뜻한 봄을 맞이해 레몬, 딸기 등의 과일 수제청 만들기로 진행됐다. 영주 특산품 중 하나인 인삼으로 만든 수제청은 수강생들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번 회차에는 정기적으로 시간을
Generic placeholder image
[경상시론]슬도,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해야
최근 울산 동구의 슬도는 증평 에듀팜, 함안 무진정, 제주 성안올레, 청도 신화랑풍류마을 등과 함께 한국관광공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됐다. ‘강소형 잠재관광지’는 인지도는 낮으나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 관광지를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으로 2019년부터 관광공사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슬도는 예부터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고, 슬도의 파도 울음소리를 ‘슬도명파’라고 했다. 슬도를 바다에서 보면 마치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
Generic placeholder image
경기도 평택 ‘지제역 반도체밸리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미분양 아파트, 선착순 분양...모델하우스 운영중
경기도 평택시가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평택 제제역은 GTX A와 C노선 지제역 연장시 평택에서 서울까지 20분대로 도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평택시는 평택지제역과 서정리역 사이에 전철역을 설치해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일반산단과 평택고덕IC를 직접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가운데 평택 지제역 인근에 위치한 '지제역 반도체밸리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아파트가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단지는 1호선과
Generic placeholder image
외국인 불법 체류자 자진 출국·범죄 예방 선도 캠페인 천안에서 펼쳐져
행복한지역발전재단 외국인 미등록자 선도사업단이 2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세계 백화점 천안아산점 주변에서 외국인 미등록자 자진출국 및 범죄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캠페인은 재단 문현 이사장과 조미경 충남지회장 및 지역 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리 준비한 전단지를 시민과 다문화·외국인 등에 나누며, 다문화 가족과 2세들의 미래를
최신기사
Generic placeholder image
멀고 먼 協治의 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1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만나 2시간 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그간 세 차례 실무회동 끝에 만남이 성사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이번 회동에 큰 기대를 건 국민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어렵사리 성사된 영수회담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국정운영 정상화도 불투명하게 됐다.지난 4·10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국면전환이 절실한 윤 대통령으로선 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함으로써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이 대표도
Generic placeholder image
경주에 탄소 소재부품 리사이클링센터
경북도는 29일 경주시 외동 구어2산업단지 내 탄소 소재부품 리사이클링센터 준공식을 가졌다.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도·시의회의원, 지역 관계기관과 기업 대표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리사이클링센터는 2020년 5월 산업부 공모에 선정된 스마트 특성화 기반구축사업으로 193.5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주 구어2산업단지 내 건립됐다.리사이클링센터는 연면적 1719㎡, 지상 2층 규모의 연구·생산동과 장비 14종을 갖춘 국내 최초의 탄소복합재 재활용 연구시설이다.최근 항공우주·방
Generic placeholder image
시흥 고가차로 공사장서 교량 상판 붕괴… 중상 1명 등 6명 부상
경기 시흥시의 한 고가차로 건설현장에서 교량 상판이 붕괴돼 근로자 등 6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경기도 시흥시 월...
Generic placeholder image
칠곡 석전중, 전국레슬링대회서 동메달 획득
칠곡 석전중학교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2회 해럴드경제, 코리아해럴드배 전국레슬링대회’에 참가해 박지후 선수가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Generic placeholder image
‘감염병 안전 도시’ 구미 구축… 시민 건강 사수한다
구미시가 코로나19 이후 시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병 대응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왔으며 또 다시 우리 일상을 위협할지 모를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감염병 안전 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코로나19 위기단계 ‘관심’ 단계로 하향5월 1일 코로나19 위기단계가 현행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그동안 적용됐던 법적 의무가 해제되며 자율적 방역으로 전환된다.△병원급의료기관 및 입소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