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일찍 조반을 먹고 사냥에 나선 그들은 신이 나서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동과 원지마을을 거쳐서 차일마을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마동마을 근처에 있는 파군산 골짜기에 당도했다. 정월답지 않게 날씨는 포근했다. 말만 사냥이지 사실은 사냥이 아니었다. 이미 며칠 전에 천동이가 골짜기 여기저기에 올가미를 설치해 놓았는데, 각자 흩어져서 올가미에 산토끼나 노루, 꿩들이 잡혔는지 확인해 나가는 게 전부였다.두 식경을 확인했는데도 토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영지, 상황, 운지 등의 버섯을 조금 채취하고, 더덕은 두 뿌리 캤다. 따사로운
천동은 야간전투도 익숙하고 눈에 익은 지형인지라 거리낌이 없었지만, 동무들은 조금 떨고 있었다. 그의 칼끝에서 나는 피 냄새가 짙어지고 있었다. 그는 일 합에 한 명의 적병을 베어 넘기는 속전속결의 검법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십여 명의 왜적들을 저승으로 보냈다. 그렇지만 두 동무들은 적병들에게 제대로 칼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있었다.아직까지 왜적들은 오로지 앞으로 전진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천동이 실수로 일 합에 왜적을 죽이지 못하여 두 합에 쓰러지는 바람에 비명이 크게 울렸다. 후미에서 의병들이 공격하는 것을
왜적들은 예상보다 하루 먼저 달령고개로 쳐들어왔다. 그 숫자는 일백사십여 명가량으로 숫자도 많았지만 노략질에 익숙한 정병이었다. 지형상의 이점을 선점하기는 했으나 야밤의 기습이어서 의병진영에서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눌 장군의 지휘 아래 의병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번 전투는 승리가 아니라 아군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면서 적을 격퇴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울산의 동해안에서 내륙 쪽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가 된 달령 가는 길은 계곡에서 약간 위쪽으로 나 있는 길이다. 길이 완만해서 오르기가 쉽기 때문에 유일하게 전투를
“삼으로 만든 가는 끈의 양쪽에 방울을 달고 낮에는 발길에 채이지 않도록 길 쪽으로는 눈에 잘 안 보이는 얕은 도랑을 파서 그곳에 늘어놓고, 어둑어둑해지면 줄을 당겨 놓으면 됩니다. 그런 것을 열 보당 하나씩 만들고, 산 쪽으로 올라올지도 모르는 적병을 대비해서 그곳에도 설치해 놓으면 적의 침입을 사전에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야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그리 간단한 것을 내가 왜 걱정을 했지?”“대장군도 아시면서 확인해 보시려고 그런 것 아니신지요?”“그럴 리가 있나. 이래서 내게는 자네가 필요해.”“저를 이곳에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죽음으로 의병들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 시기에도 울산과 경주의 몇몇 의병장들은 의병을 해산하지 않고 끝까지 왜병들과 싸웠다. 천사장 이눌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한양을 다녀온 후로 천동은 말수가 더 적어졌다. 동무들이 그를 대신해서 열심히 농사일을 한 덕분에 가을걷이는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토지보다 유난히 풍성한 결실을 맺은 것을 두고 이웃들은 시샘 반 부러움 반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이웃들은 세 사람이 힘을 합쳐서 남들보다 두세 배 땀을 흘린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그들은 일 년 동안
“알고 있다. 그들은 내가 탈옥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아직 전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상과 조정을 친다는 것은 왜적들에게 나라를 들어 바치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몽학의 울분은 알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기에 나는 이몽학 군을 진압하려고 의병군을 움직였다.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왜적으로부터 이 강토를 지키는 게 우선이다. 설사 내가 이곳에서 앉아서 죽임을 당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구나. 그것이 나 김덕령의 운명인 거야.”“장군! 백성들에게 있어서 군주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북극성과 같은 존재가 아니겠느냐?”“맞
천동은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하직 인사를 올렸다. 천사장 이눌 장군은 그런 천동을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봤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네 말이 맞다. 백정의 자식이었던 천동이만도 못한 자들이 조정의 권력을 틀어쥐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이지. 하지만 천동아!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 또 참아야 한다. 그것이 네가 명대로 살 수 있는 방법이다.’며칠 뒤에 달령에 있었던 이눌 장군의 진영이 보이지 않았다. 반구정으로 진을 옮긴 것이다. 천동은 이눌 장군에게 일
이튿날 이눌 장군에게서 연락이 왔다. 천동은 아픈 다리에도 불구하고 달령에 있는 의병군의 진으로 찾아갔다. 평소에는 한 식경 걸리던 곳이었는데 칼에 베인 상처 때문에 세 식경이나 걸렸다. 장군은 그의 상처를 보더니 걱정을 많이 했다.“매번 자네에게 힘든 일을 시켜서 미안하네. 어제 일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말게.”“그런 말씀이라면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전쟁은 항시 죽음을 동반하는 것인데 전투에서 상처 좀 난 것이 대수겠습니까?”“그런 게 아니라 난 그저 자네에게 미안해서….”“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저 같은 놈이 대장군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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