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숨소리가 고른 것으로 봐서 별다른 문제는 없는 듯이 보였다. 그는 천천히 여인을 살펴보았다. 창백했던 얼굴에 발그레한 빛이 감돌았다. 뛰어나게 잘생긴 미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기 싫을 정도의 밉상도 아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코와 적당한 크기의 눈을 가진 다소 귀여운 모습의 여인이다.전란 중인 조선의 대다수 백성들이 그러하듯이 여인의 옷차림 또한 자신과 다를 바 없었다. 비단치마와 저고리는커녕 무명옷임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많이 해져서 천 조각이 몸을 다 가리지 못한
“형!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그랬다. 그 아이는 자신이 보호한 아이에게 분명히 형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그는 갑자기 그 아이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아이야! 이후로는 네가 지금처럼 맞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까?”“….”“너, 혹시 벙어리니?”“….”자신의 관심과 물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그 아이에게 화가 나서 그냥 돌아서다가, 그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자신의 품속에 있던 책자 하나를 아이에게 강제로 쥐어주고는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갔었다.그 책은 낭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의 스승이
늑대들 중에서도 유난히 털에 윤기가 있고 잘 발달된 몸을 가진 우두머리인 듯한 놈이 무리의 싸움을 지휘하고 있었다. 청년은 늑대 무리들을 상대하면서도 제일 약해보이는 놈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무사가 여러 명의 적들에게 협공을 당할 때 쓰는 지극히 일반적인 방법을 지금 청년이 쓰고 있는 것이다.치열한 싸움은 꽤 오래도록 격렬하게 전개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늑대들이 한 마리씩 땅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동료가 죽자 늑대들은 더욱 살기를 띠며 으르렁댔다.“크으릉, 크으릉.”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도 하는 듯 늑대들은
통제사 이순신의 완벽한 해상장악과 명군의 조선출병으로 도성인 한양이 수복되고 조선의 강토를 휩쓸던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1594년의 가을, 무룡산이 고요함을 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이곳은 가을 날씨답지 않게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를 느끼게 한다. 가을비라도 내리려는 듯 아침부터 깜깜해진 하늘은 오시를 지나서도 풀릴 줄을 모른다. 그러나 아직 비는 내리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날씨다.날씨가 어두운 탓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해바다가 희미하게 보이는 무룡산 중턱은 평소에도 왕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주위의 환경 또한 울
사람에게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근심, 변덕과 두려움, 허세 등 온갖 감정이 있어서 마치 피리의 빈 구멍에서 소리가 나오고 축축한 곳에서 버섯이 자라나듯 그때그때마다 감정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도 그것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으며, 그런 감정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그것들을 느낄 수 없다고 장자는 말했다. 또한 누구의 명령을 받고 이 세상에 살고 있는지, 왜 사람은 살아야 하는지, 살아야 하는 이유와 실마리를 밝혀내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이 인간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천동 자신이 아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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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교육’을 실시한다.이번 교육은 의림여중을 시작으로 중학교 5곳과 고등학교 2곳 등 지역내 7개 학교에서 1210명을 대상으로 9월까지 총 10회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제천교육지원청, 제천경찰서와 협렵하며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육강사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안전교육을 실시한다.교육 내용은 안전모 미착용, 무면허 운전, 2인 이상 탑승, 무단 방치 등 기초질서 위반행위 근절을 주제로 한다. 킥보드 이용이 많은 중·고교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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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평택시
◇ 4급 승진▲ 총무과장 장일현◇ 5급 승진▲ 감사관 현경 ▲ 복지정책과 노승희 ▲ 건강증진과 엄성희이주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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