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할 틈이 없다는 건, 요즘 같은 때 어쩌면 자랑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바쁘다는 말이 유능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하니까.하지만 가끔은 생각한다. 진짜 좋은 시간은 바쁨과 바쁨 사이의 낀 시간,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 아닐까? 종일 콘텐츠를 쉼 없이 볼 수 있는 매체가 난무하는 때, 문득 ‘심심하다’고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되는 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 할 일 없는 채로, 아무 소리 없는 공간에서 고개를 돌렸을 때 보이는 창밖 풍경을 떠올려보라. 햇살이 드는 방향,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