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2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바람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삶에 깊이가 필요한 이유이겠지만- 살다가 누군가를 떠난다는 건 남겨진 누군가에겐 버림받는 고통이라는 걸 그 땐 미처 몰랐었다 기다림이 아무리 찬란하더라도, 사실 산다는 게 그렇더라 잊어야 할 건 잊지 못하고 잊지 말아야 할 건 오히려 잊게 되던 걸, 시 그리고 사랑은 내 삶의 영원한 화두였다 그러나 시골 사랑방벽 매달린 메주덩어리처럼 굳어버린 두뇌로야 새삼 무슨 곡예 부릴까 무겁고 낯설고 벅찬 짐들 가슴 짓누르면 모든 걸 다 헤아릴 것도 같았다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