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주 신시가지에 있는 D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읍내 단독 주택에 오래 살다가 아들네가 내놓은 이사의 당위성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노쇠한 부모를 염려하는 두 아들의 배려를 효도로 받아들이면서, “그러지, 뭐.”한 게 이사의 속도를 냈다.때로는 삶의 지형이 가파르게 변하기도 하는 게 인간사다. 취락구조 개선 마을의 조그만 와옥에서 도심에 있는 아파트로 짐을 싸 들게 될 줄을 생각이나 했으랴. 예전 같았으면 철학관을 찾아 운세를 기웃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효자를 둘씩이나 둬 호강하게 됐다고 들떠, 얘들 덕에 팔자에 없는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