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를 하나로 올려묶은 학생이 문밖에서 노크한다. 야무지게 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눈망울엔 옅은 수줍음이 묻어난다. 3월에 처음 만났으니 얼굴 틀 시간이 넉넉지 않았던 까닭인가. 교장실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주저주저하더니 “우리와 함께 사진 찍어주세요.”라며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생각할 틈도, 마다할 이유도 없다. 점심도 먹었겠다. 속도 든든하던 차에 잠깐의 콧바람은 예상 밖의 선물 아닌가.도로 물릴까 봐 자리에서 얼른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미 이곳저곳에서 벚꽃을 배경 삼아, 저들도 봄꽃인 양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