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소개로 TV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박준 시인과 그의 아버지 박상수의 정겨운 모습을 뒤늦게나마 보았고, ‘단비’라는 박준의 시도 듣게 되었다. 또한 지인의 추천으로 엉겁결에 손에 들게 된 박준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며칠 동안 양약처럼 챙겨 먹었다. 약봉지에 들어있던 서른 개의 알약들은 아래와 같았다. “걷지 않아도 될 걸음을 재촉하던 때/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 말들/자신과 함께 살던 사람의 시간을 풍장 시키듯 서서히 기운 폐가廢家/이렇게 살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