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첫눈에 반해서 결혼한다는 말이 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개는 첫눈에 반했다고들 한다. 하긴 첫눈에 맘이 가지 않는다면 두 번 세 번 만남이 이어질 수가 있겠는가? 마흔을 훌쩍 넘어 결혼한 나로서는 도대체 첫눈에 반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나이에 밀려서 엉겁결에 서두른 감이 있다. 그렇다고 후회한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사람에게 첫눈에 반한 기억은 특별히 없지만, 나는 첫눈에 반한 그림이 있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지역 아트페어에 전시회에 갔다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미술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