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 내가 살던 아파트는 남편 회사 사람들이 사택인양 모여 사는 곳이었다. 남편들이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인지 부인들 간에는 왠지 모를 힘겨루기가 있었다. 시댁이 넉넉해서 생활비 걱정 같은 건 안 하는 사람, 명문대 나왔다고 힘주는 사람, 패션에 민감해서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 갖가지 사람들이 아파트 앞 화단에 수다방을 열고 드나들었지만 그중에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사람은 아들을 낳은 사람이었다.일찍 결혼해서 아들 둘을 낳은 2동 304호의 이야기는 누구도 한눈팔지 않고 경청하였으니 말이다.아들을 만들 때 자기는 식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