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있다. ‘수능한파’, 수능 날엔 꼭 추워야 한다는 불문율처럼 굳어진 이 표현에는 단순한 기온보다 더 깊은 정서가 담겨 있다. 두꺼운 패딩, 꽁꽁 언 손, 그리고 긴장으로 굳은 얼굴들. 사실 우리가 느끼는 수능한파의 대부분은 기압골보다 강한 ‘불안의 저기압’이 만든 심리적 추위가 아닐까 싶다. 실제 한파 수준의 추위가 닥쳐서가 아니라, 시험이라는 압박이 몸의 체온조절 능력까지 떨어뜨리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즉, ‘수능한파’는 실제 날씨가 아닌 ‘마음의 한파’에서 비롯됐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