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류는 역사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초월하려는 욕망에 시달려 왔다’고 했다. 그 욕망은 불의 발견에서 농업혁명, 산업혁명, 디지털혁명으로 이어지며 문명의 진보를 이끌었고, 그 ‘진보’는 늘 대가를 요구했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지구의 균형을 흔들어왔다. 올여름 우리나라는 이상한 정적에 휩싸였다. 매년 여름 수차례 한반도를 관통하던 태풍이 올해는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언뜻 평온한 여름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해수면 온도의 상승, 제트기류의 변동, 북태평양 고기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