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화무십일홍비웃으며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내내 핏발이 선나의 눈총을 받으시라오래 바라보다손으로 만지다가꽃가루를 묻히는 순간두 눈이 멀어버리는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기다리지 않아도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주황색 비상등을 켜고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하늘마저 능멸하는슬픔이라면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사랑, 압도적인 필연봉숭아, 맨드라미, 접시꽃, 배롱나무, 칸나. 여름꽃들은 이글대는 태양을 닮아서인지 붉다. 여름의 허리께쯤 피는 능소화도 노을빛으로 붉다. 작은 트럼펫처럼 생긴 꽃이 담장 너머로 주렁주렁 피기 시작하면 아, 여
기껏 싸준 도시락을 남편은 가끔씩 산에다 놓아준다산새들이 와서 먹고 너구리가 와서 먹는다는 도시락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나핀잔을 주다가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한다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준 밥이날갯죽지 근육이 되고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번지는 이 밤은하수 물결이 잔잔히 고이는어둠 아래 둥그런등 맞대고나누는 한솥밥이 달디 달다나의 자비심이 누군가의 선행으로어렸을 때 새참을 이고 들에 나가면 아버지는 꼭 ‘고수레’하고 밥이나 반찬을 뿌린 다음 새참
양평 길 주방기구종합백화점수만 종류 그릇의 다정한 반짝임과 축제들 속에서무쇠솥을 사 몰고 왔다― 꽃처럼 무거웠다솔로 썩썩 닦아쌀과 수수와 보리를 섞어 안친다푸푸푸푸 밥물이 끓어밥 냄새가 피어오르고 잦아든다그사이먼 조상들이 줄줄이 방문할 것만 같다별러서 무쇠솥 장만을 하니고구려의 어느 빗돌 위에 나앉는 별에 간 듯큰 나라의 백성이 된다이 솥에 닭도 잡아 끓이리쑥도 뜯어 끓이리푸푸푸푸, 그대들을 부르리함께 밥짓고 나누는 삶에 대한 동경잘 닦인 무쇠솥을 보면 아파트라 화덕 놓을 자리가 없는 데도 하나 갖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임금의 친경
의미에서 풀려난 소리는 비로소 아름답다.숲 속에서 새의 지저귐 소리 들어보라.물에 비친 가지 끝 섬세한 떨림을 보라.의미는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는다.말이 되기 이전의 의미를 그대로 머금고 있는 꽃나무.지는 꽃잎은 소리를 가지지 않는다.침묵의 배후에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들녘을 보라.사람의 시선이 머문 적 없는 야생의 꽃들이 있다.흰 색 가운데서 흰 꽃잎은 희지 않은 것 가운데서흰 것보다 본질적으로 희다.꽃들은 정직하게 미래를 믿고 있다.흰 꽃은 순결한 미래를 믿기 때문에 희다.이름 없는 들꽃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의 꽃가루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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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기고]삼성 갤럭시에 똬리 튼 일본···‘이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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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춘천시장이 지난 14일, 시청 접견실에서 알리셰르 압두살로모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만나 교육·문화·청년·경제·산업 분야 등 양 지역 간 교류협력 확대를 논의했다.육동한 시장은 “춘천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친환경 농업, 바이오·ICT 산업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 태권도의 수도’를 목표로 국제 스포츠와 문화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며 “대사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교육, 문화, 스포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압두살로모프 대사는 “춘천은 자연과 산업이 조화를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