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아니라나무의 그림자가 우거져 있었다우는 건 새가 아니라새의 마음이었다숲으로 가 숲을 보는 대신눈을 감고 숲의 고요를 떠올렸다잠을 자려다 문득내가 원하는 건 잠이 아니라잠 속의 산책이 아닐까행복이 아니라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숲의 그림자와그림자의 숲잠 속에서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 걸까새는 안 보이는데자꾸 새의 그림자만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갔다누군가 날아가는 새떼를 가리키는데도 여전히발밑에 떨어진 그림자만보고 있었다거기서새의 마음을 찾으려는 것처럼눈을 뜨지 않아도눈꺼풀 너머로 볼 수 있었다새를 갖지 않아도 새를사랑할 수 있는 것
그물 빠져나가는 그대여 안녕가늘고 야윈 오늘의 너를 기억하겠다물 밖 이파리들이 햇살 머금고 푸르름 더해가듯낮달이 서녘으로 가며 살 오르듯너 또한 뼈대 굵어지고 지느러미 힘찰 줄 믿는다언젠가는 내 별빛 듬성듬성한 그물에 걸리는시어로 성장하리니떠나간 오늘을 아쉬워하지 않겠다모래무지가 굵직한 자갈 휘젓을 때나피라미 떼가 미루나무 위로 튀어 올라새의 부리와 구름의 이마에 닿을 때도너를 그리는 일은 내 몫이기에평생, 해찰하지 않겠다시인은 사람 마음을 낚는 언어의 어부치어, 어린 고기를 놓아주며 좀 더 큰 다음에 낚아 올리겠다는 낚시나
18시간전
처마맡에 널어 말린 동지께 무청처럼 간조롱히 뿌리는 비는한 치 두 치 나비 재며 한 냥쭝 두 냥쭝 저울에 달며 는실난실 날리는 비는일껏 발품이나 팔며 그늘마다 구름 기슭 볕뉘처럼 움트는 비는전당포도 못 가본 백통 비녀 때깔로 새들새들 저무는 비는꺼병아 꺼병아 애꾸눈서껀 엿장수서껀 칠삭둥이서껀안다미로 눈칫밥만 멕이다가 나무거울로 낯짝 가리고 내리는 비는안다미로 비를 바랐던 타버린 지난 봄이슬비, 보슬비, 가랑비, 작달비, 주룩비, 달구비, 장대비, 장맛비, 채찍비, 도둑비, 여우비, 실비, 는개 등 우리말로 표
팔을 쭉 뻗기 위해서는조금 더 연해져야 한다뭉개지면서, 우리는 자라고 있다생각을 많이 할수록 우리는 없어져갔다자전거 바퀴가 똑같은 길을 똑같이 지나갔다발을 내려놓지 못하게옆사람이 크게 부른다 메아리, 메아리를작게 부르면 돌아오지 않았다나는 작게 불렀다저녁은 매일 바뀌지만밖에 둘 수 없어서안쪽 문을 열어두었다생각이 멈추지 않았다양파 껍질처럼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양파는 껍질을 한 겹 한 겹 벗기는 채소이다. ‘매일의 양파’라는 제목은 양파 껍질을 벗기듯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을 함의하는 말이다.‘팔을 쭉 뻗’는다는 구절에서 우리는 구근
만나러 가고 있는 중이다 도움을 주어야 할 입장이다 걸음이 새털처럼 가볍다고 할 순 없다 어디까지 관여해야 훈훈할 것인가 화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받았다는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 여러 가지 태도를 낳기 때문이다 한 태도 때문에 밤샘을 한 적도 있다 그래도 만나러 가고 있는 중이다 말없이 오래 안아주는 느긋한 천성을 오래 부러워만 하며 살아왔다 입장을 바꿔보라는 귀한 조언을 여러 번 귀하게 쓴 적이 있을 뿐 땀을 흘리며 관여한 적은 없었다 거의 다 와 가고 있는 중이다 그의 입장 속으로 입속의 사탕처럼, 혹은 눈이 녹듯 입장(入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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