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시원스럽게 감을 땄다. 감 잡히면, 감 따는 긴 장대 도구 끝을 살짝 돌리기만 하면 된다. 아주 쉽다. 우선 따기 좋은 감만 노린다. 따기도 전에 홍시가 되어 새를 먼저 불러들여, 연일 감 잔치를 하는 바람에 걱정했다. 이러다 몇 개 못 건지는 건 아닌지? 그래도 내 먹을 거는 남겨 놓겠지? 감나무에게 몇 개만이라도 남겨놓으란 말도 못 걸고,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는 사이 극성스러운 직박구리들이 이감 저감 쪼아 감나무 아래는 난장판이 되었다. 집안 화분 안에, 세숫대야 속으로, 심지어 아스팔트 길 위에 감은 묵사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