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혼자 가을로 간다누구나 혼자 조용히 물든다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그대 인생의 가을도 그러하리라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저 노란 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은행나무도우리도가을에는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고령군 다산면 좌학리 은행나무 숲에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푸른 강물과 나무, 그리고 억새가 어우러진 다산 은행나무 숲의 가을 정취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다산 은행나무 숲은 1990년 즈음부터 조성되어 지금은
제주의 가을은 바람에 온전히 몸을 맡긴 은빛 억새 물결이 아닐까 한다. 그 무덥고 길었던 여름도 용서하게 되는 것은 지천에 펼쳐진 억새가 바다를 이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기에 가을이 가기 전, 오름에 펼쳐진 은빛 물결을 마음에 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바람난장은 따라비오름의 억새가 흐드러진 곳에서 난장을 펼친다.큰 비가 아니라 다행이다. 우산을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가랑비가 오히려 건조한 얼굴에 수분을 충전해 줘 더 좋다. 그래도 가을이 되면 따라비오름 억새는 보아야 올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며 억지로 세뇌 아닌 세뇌
겨울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리는 20일 억새가 활짝 핀 새별오름 탐방로를 관광객들이 우산과 우비를 입고 걷고 있다. 고봉수 기자
억새가 바람에 흔들린다. 오후의 햇살을 받은 억새의 결이 은빛 물결로 출렁인다. 바람에 스쳐 사그락대는 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진다. 새별오름 능선 너머로 보이는 파란 하늘빛에 눈이 시리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의 끝자락에선 11월, 한동안 잊고 있던 감성을 오름에 풀어 놓는다.11월이 기울면 겨울이 시작된다. ‘들겨울달’은 11월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라는 뜻의 이름이 정겹게 다가온다. 오름에는 들국화와 보랏빛 꽃향유가 사위어가는 가을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어디선가 날아온 노란 나비 한 쌍이 꽃잎에 앉았
15시간전
창 너머 나무들이 주체하지 못하는 몸짓인 걸 보면 오름의 정경이 짐작이 간다. 바람의 세기가 가을을 주관하기에 마음마저 흔들려도 좋은 가을이다. 자연과의 경계가 썸 타는 시간도 없이 허물어진다. 이울기 전에 가을의 찬란함을 흡입하고 삶을 충족하자는 마음에 오름의 억새가 연일 나부낀다. 더는 지체하지 않고 출발한다. 평일을 선택한 이유대로 주차 자리가 비어 있다. 자동차와 사람들의 소음으로 오름을 느낄 새도 없이 하늘마저 칙칙했었던 날이 있어 선별한 오늘이 길 일이려나. 바람이 심상치는 않다. 폭이 넓은 계단이 무수히 밟혀도 모로 눕
억새가 운다. 쌀쌀한 가을바람과 함께 흐느낀다. 꽃대를 길게 세우고 운다. 여러 갈래 꽃줄기들이 그 슬픔 흔들며 운다. 오름에서도, 능선에서도, 구릉지에서도 제주 들녘을 뒤덮으며 일제히 운다.이렇듯 억새는 제주 들녘의 주인이다. 제주인들과 함께 울었다. 제주 역사의 여정을 소리 없이 지켜보며 울었다. 그래서 억새는 안다. 제주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다. 그 삶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안다.그 옛날 탐라국 시대의 억새는 슬픈 일이 별로 없었다. 성주가 공평하게 지역을 정하고 큰 싸움 없이 오순도순 지냈다. 탐라국을 넘보는 외부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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