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로 가는 길은 말이 없었다. 바람은 가을꽃의 향기를 싣고 산과 산을 넘었다. 나는 그 향기를 따라 걸었다. 산은 말하지 않았고 돌담의 이끼도 입을 닫았다. 오래 묵은 것들의 침묵은 늘 무겁다. 길은 고요했고 나도 교요했다. 산이 말을 삼키면 걷는 이의 마음도 낮아진다. 나이 많은 나무 아래에 잠시 멈춘다. 잎은 바람에 흩날리고 햇살은 그 위에 앉았다가 이내 그 속에서 부서진다. 잎이 바람에 쓸려 떨어진다. 떨어진 잎 위로 또 잎이 쌓인다. 이곳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다만 쌓여간다. 떨어진 잎을 누군가는 낙엽이라 부르겠지만
정영철 충북 영동군수가 30일 18일째 이어지는 양산면 천태산 실종 주만 수색 현장을 찾아 수색에 참여 중인 관계자들을 위로했다.천태산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4시쯤 대전 유성구에 사는 80대 노인 A씨가 노인회원 110여 명과 함께 산중의 한 절을 찾았다가 실종됐다.경찰과 소방서는 그동안 CCTV로 A씨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망탑봉 등산로를 중심으로 일대를 드론과 헬기, 구조견까지 동원해 집중 수색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이날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과 함께 수색 현장을 찾은 정 군수는 관계자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요즘 추워진 날씨에 깜짝 놀랄 지경이다. 비 오는 날이 계속되다 푸른 하늘과 맑은 가을 날씨를 느끼기도 전에 갑자기 추워져 가을이 사라진 같아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벌써 잎이 떨어져 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며 올겨울 추위를 예고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하지만,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단풍이 곱게 들어가는 나무에서, 국화꽃 피어나고, 나날이 향기가 진해지는 노란색 모과에서,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단풍보다 곱게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감에서도 가을을 느낀다.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 보니 물에 잠긴 연잎 위로 새끼 물고기
오는 11월 21일과 22일,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전통 인형극 ‘꼭두, 마지막 동행자 : 박영감 상여놀이’가 관객들을 만난다.연희공방 음마갱깽이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전통 나무 인형 ‘꼭두’와 사라진 전통 장례 의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복원한 의식극 형태의 인형극이다. 상여에 매달려 망자를 저승길로 인도하던 꼭두는 이번 무대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닌, 삶을 비추는 동반자로 재해석된다.공연은 삶과 죽음, 떠남과 남음의 경계를 ‘꼭두’라는 매개를 통해 되짚으며, 관객에게 ‘죽음’이 아닌 ‘위로
포항문화재단은 포항 지역의 역사와 설화를 소재로 한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을 오는 2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은 포항시 송라면 하송리에 전해 내려오는 ‘여인의 숲’ 설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작품으로,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김설보’ 여사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다. 김설보 여사는 마을의 번영을 위해 사재를 털어 숲을 조성하고,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 인물로, 작품은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간 한 여성의 용기와 희
하버드대 출신 심리학자 제나라 네렌버그의 인문 심리서 『거짓 공감』이 출간됐다. 책은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동조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현실, 그리고 ‘좋아요’와 ‘눈치’가 관계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의 피로를 정면으로 드러낸다.책은 ‘공감’이라는 말이 어떻게 위로의 언어에서 사회적 생존의 규범으로 변질됐는지를 인문·심리학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저자는 SNS 속 형식적인 위로, 직장 내 ‘좋은 사람’ 콤플렉스, 그리고 관계 속 침묵의 예의는 모두 진심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문화를 ‘정서적 자기소외’라 정의 내린다. 또 공감의 과
심리학자 제나라 네렌버그의 인문 심리서 ‘거짓 공감’이 출간됐다. 책은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동조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현실 그리고 ‘좋아요’와 ‘눈치’가 관계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의 피로를 정면으로 드러낸다.책은 ‘공감’이라는 말이 어떻게 위로의 언어에서 사회적 생존의 규범으로 변질됐는지를 인문·심리학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저자는 SNS 속 형식적인 위로, 직장 내 ‘좋은 사람’ 콤플렉스, 그리고 관계 속 침묵의 예의는 모두 진심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문화를 ‘정서적 자기소외’라 정의 내린다. 또 공감의 과잉이 사고의 주체
여수시의 거문도 항로 운항 적자 및 지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거문도 항로 운항 결손금 증액 요청은 사실 수년간 반복되어온 여수시 현안이다.현재 이 항로를 운영하는 해운사는 여수시에 연간 십억여 원 규모의 운항 결손금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에 여수시는 기존 협약 외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대립에 불안을 느끼는 당사자는 바로 항로를 교통수단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섬 주민들과 거문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다.거문도는 여수 본섬에서 약 54km 떨어져 있으며, 하루 평균
강원도립대학교는 지난 11월 5일 오전 10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조동희 경감과 김호관 경위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번 감사장 수여는 강원도립대 소속 성인학습자 학생의 생명을 구한 해양 경찰관의 의로운 행동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지난 10월 13일 속초로 훈련을 가던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조동희 경감과 김호관 경위는 빗길에 미끄러져 차량이 도로에서 전복되는 사고 현장을 목격하자 즉시 구조에 나섰다.조동희 경감은 빗속에서 직접 차량 위로 올라가 문을 열고 운전자를 구조했으며, 김호관 경위는 폭우가 쏟아지는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가늠한 우리 국민의 경제 심리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긍정적인 수준으로 측정됐다.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뉴스심리지수는 124.62로 집계됐다.지난 2021년 7월 29일 125.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이 지수는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10일 77.08로 바닥을 찍은 뒤 차츰 반등했다. 올해 8월 25일 99.66을 끝으로 100선 위로 올라섰고, 최근까지 횡보 흐름을 이어왔다.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불투명해 보였던 지난달 13일 101.04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경기 광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 연구회'는 지난 7일 광주시 도심침수 저감방안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 증가와 도시 확장에 따른 불투수면적 확대 등 향후 침수 위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한
11일 오전 8시23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 중부고속도로 동서울방향 강서하이패스IC 인근에서 A씨가 몰던 2.5톤짜리 화물차가 앞서가던 1톤 화물차를 추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화물차가 전도되면서 뒤차르던 승용차 등 차량 4대가 추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A씨 등 2명이 다쳤다. 경찰은 A씨가 졸음운전을 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이용주기자[email protected]
경남 하동축협은 지난 7일 열린 ‘하동별맛축제’ 현장에서 1천만 원 상당의 ‘하동솔잎한우 꾸러미’ 120박스를 기탁했다. 이번 기탁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축산활동’의 일환으로, 하동축협은 나눔축산운동본부 경남도지부와 함께 지역 대표 브랜드인 ‘하동솔잎한우’의 떡갈비와 곰국 등을 마련해 관내 저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인근 강원도 태백시 주민들로 구성된 '봉화·태백·석포 생존권 사수 공동투쟁위원회'는 지난 13일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의 피차몬 여판통 위원장에게 이메일로 서한을 보내고 "석포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앞서 지난 11월 1일 일부 환경단체와 변호사들은 피차몬 여판통 위원장과 함께 석포면을 방
엠로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억 원을 넘어섰다. 엠로는 공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639.7억 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3억 원, 22.1억 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0억 원,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료는 전년 동기 대비 6
한국수자원공사는 1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5’에서 ‘민관협력 디지털·AI 물 산업 콘퍼런스’ 세션을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수자원공사의 워터라운드 참여 기업들이 개발한 AI 및 디지털 기반 물관리 솔루션의 성과를 공유하고, 민관협력 기반의 디지털 물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세션은 수자원공사의 워터라운드 플랫폼 소개 및 기업 지원 제도 발표를 시작으로, 아마존웹서비스의 물산업 정책 강연이 이어졌다.특히 민간
신한은행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5 한국의 소비자보호 우수기업조사’에서 5년 연속 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한국의 소비자 보호 우수기업 조사는 각 산업 전반의 소비자보호 수준 향상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발된 지표로 소비자 체감 만족도와 실제 민원·불만·피해사례를 조사해 측정된다.이번 조사에서 신한은행은 올해 고객 편의성 혁신을 통해 소비자 중심 경영을 실천해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고객 편의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