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가 어질러져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치우지 않고 구석에 밀어두었던 물건들이 갑자기 지저분함으로 다가왔다. 문득 시선이 닿는 곳마다 혼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책상을 비롯하여 책장에도, 바닥에도 책이 쌓여 있고, ‘급하지 않다’라며 미뤄둔 할 일들이 트럭에서 부러진 벽돌처럼 어질러져 있다. 마침 학교 행사로 수업도 없는 날이라 마음먹고 정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마음을 먹고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얽힌 실타래를 앞에 둔 기분이었다.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지